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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머신러닝 기초

데이터에서 지혜로: 지도학습의 핵심 개념과 작동 원리

by sonslab 2025. 3. 26.

 

 

 

 

작성자: sonslab | 발행일: 2025년 3월 26일

들어가며

최근 페드로 도밍고스의 『마스터 알고리즘』을 읽으며, 지도학습(Supervised Learning)이라는 개념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은 선생님의 지도 아래 배우듯, 기계는 어떻게 '지도' 받아 학습할까요? 지도학습은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는 많은 AI 기술의 근간이 되는 핵심 개념으로, 이메일 스팸 필터에서부터 자율주행차까지, 우리 일상 곳곳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지도학습의 본질적 개념과 작동 원리를 탐구하며, 기술적 메커니즘과 철학적 함의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 지도학습의 본질

지도학습은 그 이름에서 암시하듯, 일종의 교육 과정과 유사합니다. 소크라테스가 제자들을 질문으로 이끌었듯이, 지도학습은 '입력'과 '정답'이라는 쌍을 통해 기계를 가르칩니다. 기계학습의 다양한 패러다임 중에서도 지도학습은 가장 직관적이며 널리 활용되는 방법론입니다.

지도학습의 핵심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훈련 데이터(Training Data): 입력값(X)과 그에 대응하는 정답 또는 레이블(y)로 구성된 예시 모음
  2. 모델(Model): 입력을 출력으로 매핑하는 함수 f(X) ≈ y
  3. 손실 함수(Loss Function): 모델의 예측과 실제 값 사이의 오차를 측정
  4. 최적화 알고리즘(Optimization Algorithm):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모델 파라미터를 조정

아리스토텔레스가 경험을 통한 학습을 강조했던 것처럼, 지도학습은 경험적 데이터를 통해 일반화된 패턴을 발견합니다. 다만 차이점은, 인간의 학습이 종종 비형식적이고 암묵적인 반면, 지도학습은 명시적인 수학적 프레임워크 내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예측과 분류: 지도학습의 두 가지 얼굴

지도학습은 크게 회귀(Regression)와 분류(Classification)라는 두 가지 주요 유형으로 나뉩니다. 이는 마치 아리스토텔레스가 세계를 연속적인 양(quantity)과 불연속적인 질(quality)로 구분했던 것과 유사한 이분법입니다.

회귀는 주택 가격 예측, 온도 예측과 같이 연속적인 수치를 예측하는 문제를 다룹니다. 간단한 선형 회귀 모델은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y=β0+β1x1+β2x2+...+βnxn+ϵ

 

여기서 βi는 가중치(weight), ϵ은 오차항입니다.

 

분류는 이메일이 스팸인지 아닌지, 영상에 고양이가 있는지 없는지와 같이 이산적인 범주를 예측하는 문제를 다룹니다. 로지스틱 회귀는 분류 문제에 자주 사용되는 모델로, 다음과 같이 표현됩니다:

 

P(y=1|X)=11+e(β0+β1x1+...+βnxn)

 

이 공식은 입력값이 특정 클래스에 속할 확률을 0과 1 사이의 값으로 변환합니다.

학습의 여정: 비용 함수와 최적화

플라톤은 이상적인 '형상(Form)'을 향한 영혼의 여정을 철학의 핵심으로 보았습니다. 지도학습에서는 이상적인 모델 파라미터를 찾아가는 여정이 '최적화(Optimization)'라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핵심은 '비용 함수(Cost Function)' 또는 '손실 함수(Loss Function)'입니다. 회귀 문제에서는 주로 평균 제곱 오차(Mean Squared Error, MSE)를 사용합니다:

 

MSE=1nni=1(yiˆyi)2

 

여기서 yi는 실제 값, ˆyi는 모델의 예측값입니다.

분류 문제에서는 교차 엔트로피 손실(Cross-Entropy Loss)이 자주 사용됩니다:

 

H(p,q)=xp(x)logq(x)

 

여기서 p(x)는 실제 확률 분포, q(x)는 예측 확률 분포입니다.

 

이러한 손실 함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경사 하강법(Gradient Descent)과 같은 최적화 알고리즘이 사용됩니다. 경사 하강법은 손실 함수의 경사(기울기)를 계산하고, 그 반대 방향으로 파라미터를 조정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θnew=θoldαJ(θ)

 

여기서 α는 학습률(learning rate), J(θ)는 비용 함수의 기울기입니다.

일반화의 예술: 과적합과 정규화

소크라테스는 특수한 사례를 넘어 보편적 진리를 추구했습니다. 지도학습의 궁극적 목표 역시 훈련 데이터에서 학습한 패턴을 보지 않은 새로운 데이터에 일반화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과적합(Overfitting)'이라는 함정이 있습니다.

과적합은 모델이 훈련 데이터의 노이즈까지 학습하여 새로운 데이터에 대한 예측 성능이 저하되는 현상입니다. 이는 마치 학생이 시험 문제의 패턴만 암기하여 실제 응용 문제에 대처하지 못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정규화(Regularization)' 기법이 사용됩니다. L1 정규화(Lasso)와 L2 정규화(Ridge)는 모델의 복잡도에 페널티를 부여하여 과적합을 억제합니다:

 

J(θ)=MSE+λ||θ||

 

여기서 λ는 정규화 강도를 조절하는 하이퍼파라미터입니다.

 

교차 검증(Cross-Validation)은 데이터를 훈련 세트와 검증 세트로 나누어 모델의 일반화 성능을 평가하는 기법입니다. 이는 마치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에서 가설을 다양한 각도에서 검증하는 과정과 유사합니다.

현대 지도학습의 지평: 딥러닝과 그 너머

지도학습은 최근 딥러닝의 발전으로 새로운 차원에 진입했습니다. 다층 신경망(Multi-layer Neural Networks)은 복잡한 비선형 패턴을 학습할 수 있는 강력한 모델입니다. 컨볼루션 신경망(CNNs)은 이미지 인식에서, 순환 신경망(RNNs)과 트랜스포머(Transformers)는 언어 모델링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 속에서 우리는 하이데거가 경고했던 기술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지도학습 모델은 결국 주어진 데이터에 내재된 패턴을 학습할 뿐입니다. 만약 데이터에 사회적 편향이 포함되어 있다면, 모델은 그 편향을 그대로 학습하고 증폭시킬 수 있습니다.

지도학습의 철학적 함의: 인식론과 윤리

지도학습은 단순한 기술적 방법론을 넘어 인식론적, 윤리적 질문을 제기합니다. 칸트의 관점에서 본다면, 지도학습 모델은 선험적 지식(a priori) 없이 경험적 데이터(a posteriori)만으로 세계를 이해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데이터는 결코 중립적이지 않습니다. 데이터 수집과 레이블링 과정에는 인간의 주관성과 사회적 맥락이 개입합니다. 따라서 지도학습 모델의 윤리적 사용은 데이터의 출처, 표현성, 공정성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요구합니다.

나가며: 데이터와 지혜 사이

지도학습은 현대 AI의 핵심 축으로, 데이터에서 패턴을 발견하고 예측을 수행하는 강력한 방법론입니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가 지식(episteme)과 지혜(phronesis)를 구분했듯이, 우리는 데이터에서 추출한 패턴과 진정한 이해 사이의 간극을 인식해야 합니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리처드 파인만은 "내가 만들 수 없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What I cannot create, I do not understand.") 고 말했습니다. 역설적으로, 오늘날의 지도학습 모델은 인간이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방식으로도 놀라운 계산 능력을 보여줍니다. 이는 우리에게 기계 학습과 인간 이해의 본질적 차이에 대한 성찰을 요구합니다.
지도학습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정확한 예측에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데이터와 패턴, 알고리즘과 의사결정 사이의 관계를 이해함으로써, 인간과 기계가 함께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지혜를 발견하는 데 있습니다.

 


sonslab은 현재 반도체 MI 분야에서 엔지니어들에게 AI 기술을 활용하여 전자 현미경 이미지를 계측 분석하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2024년 DDCON에서 "자동화 시대의 AI와 인간의 협업 시너지"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으며, 인간 중심 AI 기술과, 응용 Application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도서를 준비 중입니다.